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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서울대학교 미주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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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안락 병실 -호스피스* _ 서윤석 (의대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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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 병실로
검붉은 가시밭 복도를 디디며 온 환자
마지막 병상에 오른다

불개미 떼처럼 모여든 아픔이
예고도 없이 나타난 절망 더불어
두려움 앞세우고 같이 눕는다

이제 오직 바라는 것은
긴혹 거울에 비추어 보이는 편암함 그것이다
자연의 모습으로 너그러움으로
그만 손을 놓아주기를 기다린다
눈물이 씻기고 하늘을 받고자 한다

태어나고 떠나가는 순리의 되풀이 속에서
무거운 옷을 벗고 되돌아가는 날
주위에서 맴돌던 영혼도 떠나가고
아픔도 멈추고
수렁에서 헤매던 육신에 평화가 내린다

안락병실에서
같이 아파서 땀흘리던 남은 사람들
아픔을 나누던 마음으로 그 평화를 나눈다
두 손 높이 들고 정중히 하늘을 받는다

*호스피스(Hospice); 말기의 암이나 회복이 불가능한 질병으로 시달리는 환자들에게 남은 생존기간의 통증조절, 존엄사까지도 도와주는 합법적인 의료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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