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골프 대회 두어 번 참석해 본 신참 회원인 내게는 이 pizza day가 생소했지만, 무척 인상적이었다. 받은 인상 몇 가지를 정리해 보려 한다.
우선 정통 이탈리안 피자는 맛이 깔끔하고 간결하다는 것이다. 손 동문이 4종의 피자, 마게리타 (Margherita), 프로슈토 햄 (Prosciutto), 양송이 (Funghi) 그리고 브로콜리와 이태리 소시지 (Broccoli e Salsiccia) 피자를 무려 36장이나 준비해 주었다. Base layer가 우선 얇고, 부드러웠고 바닥이 타지 않아서 좋은 bread를 먹는 것 같았다.
동네서 흔히 먹는 소위 시실리안 피자는 base layer가 두껍고, 바닥이 타고 따라서 씹는데 tough 한 기분을 주는 것과 많이 대조되었다. 도마도 소스를 적게 써서 치즈와 topping의 맛을 잘 음미할 수 있었다.
내게 pizza는 저녁에 피곤해서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시켜 먹는 음식인데 손 동문의 pizza는 정식 dinner로 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비천한 음식의 고급화의 한 예가 정통 이탈리안 pizza인 것 같다.
눈에 확연히 들어온 것 중 하나는 손 동문 부부가 쏟아 넣은 일의 양이었다. 사람들이 와 있을 때만 해도 손 동문은 아침 8시부터 미리 구워 놓은 base layer 위에 topping을 올려놓으면 부인은 그것을 oven에 넣어 굽고, 익으면 꺼내서 pizza를 판에서 떼어내고, 판을 씻어 새 pizza를 만들 수 있도록 준비한다.
하도 보기가 딱하니까 어느 분들은 판 씻는 것을 자원해서 도와 주기도 했다. 이것을 36번 반복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뿐만 아니라 pizza dough는 반죽 후 8-12시간 안에 구워야 하므로 전일 밤 12시까지 반죽을 했고 당일 아침 8시부터 base layer를 구웠다 한다. 두 분의 봉사는 거의 종교적 수준이라 말할 수 있겠다. 무슨 일이든지 하면 잘해야만 하는 SNU syndrome인지 아니면 pizza 굽고 대접하는 것을 엄청나게 즐기는 것인지 궁금하다. 강의 때 손 동문의 환한 얼굴을 봐서는 사랑의 노고임이 확실하다.
또 하나 놀라운 것은 70명이나 참석한 pizza day의 인기와 이렇게 커다란 행사를 수월히 치러 나가는 Golden Club의 저력이었다. 70명는 처음 기대했던 40명의 거의 2배, 부부 참석을 감안하더라도 전 멤버의 50%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었다.
높은 참여도의 이유는 pizza day 아이디어가 참신했고, 음식을 같이 나누는 것은 사람들을 가깝게 하고 특히 나 같은 신참에게는 쉽게 여러 고참 선배님들께 인사도 드리고 여러 가지 얘기도 들을 기회였던 것 같다. 이 큰 행사를 특히 야외 행사를 우천에도 성공적으로 치른 것은 골든 클럽의 저력이고 특히 준비팀의 능력과 열정의 공이다. 사실 내게도 공대 동기인 홍종만 동문이 와서 좀 도우라고 부탁을 했는데 여의치 않아 적극적 도움을 주지 못했다. 미안하기도 하고, 애쓰신 분들의 수고가 감사해서 본인들의 의견도 묻지 않고 거명하여 치하 드린다.
손대홍 동문 부부 뿐만아니라 한태진 동문께서 자택 전부를 열어 주셨고, 훌륭한 wine 그리고 음료를 제공해 주셨다.
Pizza 외의 pasta와 salad의 준비와 음식 serving은 한태진 동문 사모님, 홍예경 회원 그리고 조승자 회원이 맡아 주셨다. 행사 기획과 logistics의 총책임은 홍종만 (공 64) 그리고 조달훈 (사 66) 두 동문이었다.
마지막으로, 골든 클럽 안에는 다양한 전문가가 존재한다. 손대홍 동문처럼 독특한 전문성을 활용하여 다른 멤버들에게 봉사도 하고 지식을 공유할 수 있음은 골든 클럽이 보유하고 있는 독보적 능력이다. 열심히 궁리해서 이런 기회를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